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island and mary's story

매리 이야기

양티 2021. 7. 17. 09:2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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매리 이야기

 

 

어린 매리 2008년 2월 6일 ~ 2020년 6월 15일

안녕하세요 매리 언니입니다.

더운 여름이 잘 지내시나요?

우리 가족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.

오늘은 우리 매리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.

 

우리 매리는 우리 집 밭 근처에 있는 창고에서 태어났어요

흰둥이 엄마가 있었고요 아빠는 모르겠어요

흰둥이 오빠도 있었어요

매리랑 매리 엄마, 매리 오빠 세 가족은 창고 옆 밭에서 생활하고 있었는데 우리 아빠가 불쌍하다며 매리랑 매리 오빠만 빨간 양파망에 담아서 데려왔어요

처음에 우리 집에 와서는 사람들이랑 사는 게 처음이라 이리저리 숨어 다니고 얼굴 보기가 힘들었어요

매리 엄마는 안 데리고 그냥 밭에 놔두고 왔는데 어느 날 아빠가 밭에서 일하다가 집으로 왔는데 매리 엄마가 몰래 아빠를 따라왔어요

그리고 매리랑 매리 오빠를 봤어요

그러더니 다시 창고로 돌아가지 않고 세 식구가 우리 집에서 함께하게 되었어요

그러다 얼마 후 매리 엄마는 혈변을 보고 세상을 떠났고 매리 오빠도 세상을 떠나게 되었어요

위의 사진은 매리가 우리 집에 온지 한 달 정도 지났을 때였나 봐요

그렇게 매리는 우리 집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어요

 

처음에 엄마는 개털 알레르기가 있어서 매리를 못 데리고 오게 했어요 저도 마찬가지고요하지만 세상 아빠들이 다 그렇듯 아빠가 우리말을 들을 리가 없죠우리는 이왕 우리 집에 들였으니 그냥 키웠어요그때는 강아지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도 없었고요 지금처럼 강아지 정보가 인터넷상에 많지도 않았던 것 같아요아니면 우리가 관심이 없어서 몰랐을 수도 있어요정말 기본적인 것들도 몰랐어요예방접종이 필요한지 몰랐어요 그냥 저 어릴 때 할머니 집에서 밥 먹여 키우던 강아지처럼 그냥 밥만 주면 크는 줄 알았거든요그래서 밥을 줬어요사료를 조금 얻어 먹였는데 안 먹더라고요그런데 몇 달 후에 매리가 사료 비슷한 걸 먹는 걸 보고는 그때부터는 사료를 먹였어요뭐 좋은 사료는 아니고요 마트용이요그렇게 매리를 키운 지 1년이 다 되었을 무렵 중성화를 한다는 기사를 보고 우리도 막연히 중성화를 해야 되지 않나 생각했어요왜냐면 매리가 암컷인데 새끼를 낳으면 분명 또 어딘가로 아이들을 보낼 것 같아서요엄마는 강아지 식구 불리는 걸 싫어하셨어요그런데 생각해보면 잘 모르는 곳에 아이들을 줘버리면 아이들이 학대를 당하는지 보신탕집에 끌려 가는지 알 수 없을 것 같았어요너무 무서워서 중성화를 시켜야겠다 마음먹고 병원에서 알아봤는데 배를 열고 개복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매리가 엄청 작은데 그런 아이 배를 가르고 수술을 한다니 그것도 무섭더라고요그래서 중성화를 안 시키고 대신 엄마가 엄청 철저히 감시를 했어요매리 생리기간에는 소쿠리 같은 것도 둘러 씌우고요 그런데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수 없었어요우리 집 생활 4년 차에 매리가 임신을 했어요그리고 세 마리 강아지를 낳았답니다. 남자아이 1명 여자아이 1명이요

왼쪽부터 몬순이 따리 묵식이

왼쪽 제일 작은 강아지가 우리 몬순이에요 그 옆에는 숏다리 또 그 옆에는 우리 묵식이...

숏다리는 태어나서 얼마 안돼서 엄마가 자리를 비운 사이 세상을 떠났어요

그리고 예상대로 엄마는 두 마리 새끼 강아지를 입양시키기로 결정했고요

저는 이 조그만 새끼들이 다른 집 가서 고생할 생각을 하니 잠이 안 오더라고요

그래서 남해 가서 매리랑 새끼 강아지를 데리고 부산으로 왔어요

그랬더니 엄마가 난리가 났어요

매리까지 다 입양 보내버린다고요

그래서 또 제가 울고불고 난리가 났죠

일이 잘 해결되어 일주일 만에 매리 몬순이 묵식이 세 마리는 집으로 돌아갔답니다.

부산 자취방에 있을 때

매리가 부산에 있을 때 더러운 털도 정리를 해줬어요 그때가 아마도 2월경이었던 것 같아요

이왕 내려온 거 중성화도 하고 가려고 했는데 아이들이 너무 어려서 그냥 다시 남해로 갔어요

남해로 돌아간 날 사고가 있었답니다.

매리가 아이들을 다 끌고 나갔는데 묵식이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어요

또 제가 울고불고 난리가 났어요인터넷 카페에 강아지 찾는다고 올리고요 그때 네이버 카페 강사모에 올렸던 것 같아요

'강사모'감사합니다^^

다행히 묵식이는 이틀 뒤에 집으로 다시 돌아왔답니다.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현기증 납니다.그렇게 별 탈 없이 잘 살아가던 중에 제가 2017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장기로 백수 생활을 시작했어요그때 '섬마을 매리'라는 이름으로 유튜브도 시작했어요별 큰 재미나 감동이 없어서 그런지 유튜브 성적은 저조합니다.저희 강아지들이 큰 장기자랑이나 특이 점은 없어요그냥 평범한 강아지거든요그냥 일상도 공유하고 광고수익도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시작했는데 어렵네요유튜브로 이런저런 일상도 올리고 생활하던 중에 2019년 큰 사고가 있었어요우리 몬순이가 갑자기 앞이 안 보이기 시작했는데 새벽에 사라진 거예요정말 한 달 내내 찾았는데 2019년 5월 8일에 찾았어요잃어버린 지 한 달 정도 된 것 같았어요실종 날짜는 2019년 4월 16일이거든요 그때 부산에서 아이들 간식 맛난 거 사준다고 벡스코 펫페어 예약을 해둔 상태였는데 그 앞에 몬순이가 사라진 거였어요몬순이 찾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. 맛난 거 먹고 가지 조금만 기다리지....그래도 아빠가 몬순이 찾아서 우리 집에 데리고 왔다가 다시 우리 밭에 묻어줬다고 했어요우리가 갖출 수 있는 최고의 대우로 묻어줬다고 하더라고요아이가 우리 집에서 생을 다해도 마음이 아픈데 사고로 세상을 떠나니 더 마음이 안 좋더라고요뭐라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어요그리고 일 년뒤 우리 매리가 독두꺼비 독 때문에 세상을 떠났어요아빠 말로는 죽는 줄도 모르고 갔을 거라고 하더라고요아빠 손바닥만 한 두꺼비가 집에 기어 다니길래 아빠가 두꺼비 치우려고 하는데 매리가 갑자기 두꺼비를 공격했다고 했어요그러니까 두꺼비 등에서 노란 독이 엄청 많이 나왔다고,,, 그 독이 그대로 입안 점막으로 흡수가 되었으니 얼마나 빨리 마비가 오고 숨이 끊어졌을까요?엄마는 매리 아니었으면 아빠가 두꺼비 독에 맞아서 실명이 되었거나 잘 못 됐을 거라고 했어요매리 사망 소식 듣고 정말 어이가 없고 그냥 살기도 싫었어요하지만 크게 울지 못했습니다.멀리 여행 가는 아이 자꾸 뒤돌아보고 발목 잡는 거 같아서요그냥 우리 잊고 좋은 곳으로 갔으면 해서요우리가 잘해준 것도 없고 예방접종도 못해주고 사료 대신 밥 준 적도 있고 간식도 맛난 거 못줬는데 그런 우리는 다 잊고 좋은 곳에서 편히 쉬었으면 해서요내가 너무 슬프게 계속 울면 좋은데 못 가고 우리 옆에 계속 있을 것 같아서요저는 우리 매리랑 몬순이가 우리를 다 잊고 새로운 곳에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서 묶인 삶이 아니라 의지대로 움직이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우리 매리랑 몬순이는 꼭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.

우리 매리가 맨날 올라가서 쉬던 돌 위에 마지막으로 누워 있어요

우리 매리는 눈도 못감고 하늘 나라로 갔답니다.

아빠가 매리 눈 잘 감겨서 몬순이 옆에 묻어 주었다고 했어요

우리 매리야... 우리 걱정이랑 다 내려놓고 편히 쉬어라 그리고 혹시라도 우리가 생각난다면 나중에 우리 마중이나 나와라 그 때 다시 같이 걸어보자

안녕! 매리

 

 - 그럼 이만 -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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